가을 남자의 변신 키워드 - 차콜 그레이 수트에 와인빛 타이

■ 체형에 꼭 맞는 슬림한 실루엣과 스타일이 중요
■ 짙은 그레이 컬러 수트에 와인 컬러 타이로 마무리
■ 구두, 벨트, 포켓스퀘어 등 액세서리로 마지막 스타일 업그레이드



한 여름 찌는 더위가 주춤하다 싶으면 금새 피부에 닿는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빨리 찾아온다. 허둥대는 일 없이 멋진 가을 신사로 거듭나고 싶다면 가을 패션 트렌드 정도는 지금부터 미리 눈 여겨 보자.

삼성패션연구소 노소영 책임연구원은 “올 가을 남성복에는 ‘미니멀리즘’과 ‘퓨처리즘(미래주의)’이 함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클래식 수트의 차분하고 절제된 세련미가 강조되는 가운데, 짧아진 재킷, 미니멀한 디테일과 어깨 라인의 강조 등 심플하고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입니다”라고 전한다.

■ 스타일을 살려주는 실루엣이 중요 「슬림하면서도 길지 않게」

신사복 실루엣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 남성들은 사이즈를 넉넉하게 입는 편인데, 비싼 신사복일지라도 넉넉한 사이즈를 입으면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 수트는 몸에 꼭 맞게 입어야 스타일이 살기 때문이다.

로가디스 이은미 디자인 실장은 “남성 인체의 선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실루엣은 올 가을에 중요한 포인트로 강조됩니다. 단, 슬림한 실루엣은 유지하되 상의의 기장이 다소 짧아졌으며, 팔을 폈을 때 아랫단이 엄지손가락 1cm 위에 위치하는 것이 적당한 편입니다. 이와 함께 바지통은 다소 좁아지고, 싱글 2버튼이나 1버튼 디자인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라고 귀띔한다.

구체적으로 맵시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일단 클래식하면서도 자신의 체형에 꼭 맞는 신사복을 고르는 것이 좋다. 좋은 신사복은 몸에 꼭 맞으면서도 불편한 법이 없는데, 그만큼 체형과 패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결과다. 각 신사복 브랜드에서도 체형과 취향의 차이를 고려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로가디스에서는 ‘스타일 수트(Style suit)’라는 컨셉으로 3가지 타입의 수트를 제안하고 있는데, ‘스타일 수트’란 일반적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을 기본으로 하되 원칙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최적의 실루엣’을 구현하고, 개성을 반영한 수트를 말한다.

스타일 수트의 3가지 대표적인 타입으로는 첫째, 목 부분부터 자연스럽게 피팅이 되고 등, 허리까지 실루엣이 살아나며, 수트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베스트핏 (Best Fit)’, 두 번째로 개성과 패션성을 좀 더 강조한 ‘피-라인(P-Line)’, 마지막으로 맞춤복에 견줄만한 고급 사양으로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꾸뛰르 (Couture) 라인’으로 남성고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 수트’을 찾아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 깊이 있는 차콜 그레이 수트에 와인컬러를 포인트로

수트의 컬러는 강세를 이어온 블랙와 함께 그레이 컬러가 크게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 컬러도 예전과 달리 광택감이 사라지고, 한층 짙어진 다크 톤이다. 짙은 회색을 일컫는 차콜 그레이(charcoal gray) 수트는 신사라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하는 기본 컬러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색감이 어두어지면서 블루 네이비, 초콜릿 브라운과 같이 깊고 풍부한 컬러도 함께 유행한다.

갤럭시 정희진 디자인 실장은 “어두운 계열의 수트에는 심플한 화이트 셔츠가 잘 어울리며, 이때 너무 화려한 스트라이프 타이보다 솔리드 타이를 매치해야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V존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와인 컬러 타이로, 다크 톤의 수트에 활력을 주고,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유용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모던하면서도 도시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려면, 블랙, 그레이 수트에 퓨처리즘 유행을 반영한 실버, 골드 타이를 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블루, 그린, 바이올렛도 그레이 수트와 잘 어울리는 액센트 컬러로 꼽히며, 컬러 매치는 톤온톤(ton on ton) 코디로 차분하게 연출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네이비 수트에는 블루 타이를, 블루 수트에는 바이올렛 타이를 매치해도 좋고, 초콜릿 브라운 수트에는 골드 옐로우 타이가 잘 어울린다.

■ 가볍고 은은한 울, 울실크 소재가 무난

가을 신사복에는 세번수의 울 소재와 울실크, 울캐시미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소재의 경량화가 중시되고 있다. 세번수의 울 소재는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울실크 소재는 광택감을 강조하기 보다 은은한 발색을 돕는 정도로 한결 부드럽게 가공되었다.

패턴은 조직감이 살아있는 솔리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은은한 스트라이프가 보일 듯 말 듯 한 느낌이다. 일부 트렌디한 상품으로는 클렌 체크 수트도 출시되었다.

■ 액세서리로 마지막 스타일 업그레이드

액세서리를 잘 활용해도 스타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고급 신사복과 셔츠, 타이까지 제대로 갖춰 입었는데, 어딘가 허전하고 어색하다면 액세서리를 점검해야 한다.

로가디스 이은미 디자인 실장은 “「패션도 경쟁력 」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구두부터 가방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비즈니스맨들이 많아졌습니다. 무엇보다 벨트와 구두의 컬러 코디가 가장 중요한데, 두 아이템의 컬러를 동일한 계열로 맞추고, 클래식한 수트에 뭉툭한 코의 캐주얼 구두는 피해야 합니다. 특히, 잘 닦인 날렵한 롱노우즈(long nose) 구두 한 켤레는 스타일을 완벽하게 해주는 필수 아이템입니다” 라고 조언한다.

고급스러운 커프스 링크(cuffs link)나 화이트 포켓스퀘어(pocket square)도 멋진 포인트 역할을 한다. 특히 린넨 소재의 화이트 컬러 포켓 스퀘어는 가장 쓰임새가 높다. 액세서리 코디에 자신이 없다면 수트에서부터 구두, 가방, 시계 등 남성을 위한 액세서리를 함께 선보이는 토탈샵이 편리하다.

갤럭시의 경우, 완성된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수트, 셔츠, 타이 뿐만 아니라 신사를 위한 모든 아이템을 함께 선보이는 ‘라이프 스타일샵’을 운영하고 있어 한 번에 전체적인 패션 코디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